지난 1일 인천공항철도를 찾았다. 평일 퇴근시간을 앞두고 김포공항역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다만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역사 내부는 크고 깨끗하긴 했다.
표를 끊고 객차에 올랐다. 열차 역시 깨끗했다. 객차 1칸당 39개의 좌석이 놓여있었다. 열차 1대당 6칸의 객차가 달려있으니 총 2백34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객차 맨 끝에서 맨 앞까지 객차를 돌아다니며 이용객 수를 조사했다. 총 77명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었다. 좌석의 3분의 2가 비어있는 것이다. 이만하면 누워서(?) 가도 괜찮을 듯 싶다.
요금도 제일 비싼 민자사업 공항철도
몇몇 승객을 대상으로 요금과 불편사항 등을 물었다.
학교를 다니기 위해 매일 공항철도를 이용한다는 이한길(21)씨는 한달 8만8천4백원짜리 정기권을 끊고 다닌다고 한다. 중ㆍ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때 말고는 언제나 넓은 객차에서 편안히 자리에 앉을 수 있다면서도 그는 공항철도 요금이 비싸다고 했다.
일반 지하철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요금이 학생인 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직장 출퇴근용으로 공항철도를 주중에 매일 이용한다는 강아무개(여)씨 역시 “요금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밖에 불편한 점에 대해서는 “별로”라고 대답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남성은 “평소에도 오늘처럼 이용객은 없다”며 “비싼 요금도 문제지만 버스 등과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공항철도 적자 비용 90%를 국가 재정으로 채워줘야 한다’고 설명하자 “솔직히 사람 없어 편하게 가기는 하지만 세금이 그만큼이나 들어가는 거라면 뭐가 잘 못 되도 한참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정부가 예산을 그렇게 낭비하니 경제가 이 모양”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공항철도 운임은 최장거리인 김포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3천1백원이다. 직통열차는 7천9백원이다. 비싼 요금인지 아닌지 셈하기 힘들다. 그래서 동일한 거리를 운행하는 일반 열차, 그리고 지하철의 비용과 비교해 봤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거리는 37km 정도이다. 경부선 서울역에서 수원역까지 거리와 비슷하다.
공항철도의 구간 비용은 앞서 밝힌대로 3천1백원이다. 경부선 열차는 2천5백원이다. 그리고 지하철은 1천5백원의 비용이 든다. 일단 요금 부분에 있어서는 공항철도가 최고 비싸다.
이번엔 운행시간 비교를 해 봤다. 동일 구간이다.
공항철도 측은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약 33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경부선 열차의 경우 34분으로 공항철도와 비슷하다. 하지만 지하철은 약 60분으로 두 배 가까이 느리다.
예측수요 90%는 2040년까지 정부보조
공항철도는 이용객의 과대 예측 등으로 지난해 1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공항철도의 예상운임수입은 1천1백50억원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이러한 예측수요의 90%를 정부재정으로 보조해야 한다. 전년도 국가 보전금만 9백억원이 넘는 것이다.
공항철도 측은 사업 당시 예측수요로 하루 16만명을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객은 하루 1만5천명도 안된다. 오차라고 하기엔 그 범위가 너무 크다. 10배가 넘는 오차로 인해 국민의 혈세 9백억원이 고스란히 공항철도 적자 보전에 쓰이게 된 것이다. 공항철도 측도 이용객 유치에 나름 힘쓰고 있다.
우선 직통열차 요금을 7천1백원에서 올해 12월 31일까지 한시적이긴 하지만 3천1백원의 일반 열차 요금으로 낮췄다. 하지만 시간당 1대밖에 다니지 않는 직통열차를 단지 운임비용만 낮춘다고 이용객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공항 측 안내에 따르면 일반열차에 비해 직통열차 이용시 단축되는 시간은 고작 5분정도이다. 우연히 시간대가 맞는다면 몰라도 애써 직통열차를 이용할 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하다.
결국 국민들이 얇은 월급봉투로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꼬박꼬박 납부한 세금 9백억원을 날려버린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생각해 볼 문제다. 수요를 과대 예측한 민간사업자 탓일까, 사전 검토를 부실하게한 정부 탓일까. 아니면 둘 다의 잘못으로 봐야 할까.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jjang@ytongsin.com
사진 = 여의도통신 한승호 기자 hanphoto77@ytongsin.com
민자사업 현장취재(2) / 일산대교 이용기
민간자본 1천9백억원과 경기도비 4백32억원이 투입돼 지난 1월 개통된 일산대교 통행요금이 비싸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는 2002년 사업추진과정에서 ㈜일산대교와 책정한 일산대교의 통행료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1천2백원. 하지만 김포시의회와 김포주민들의 반발로 통행요금은 1천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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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10일 경기도의 최초 민자사업으로 건설한 일산대교가 이용차량이 많지 않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hanphoto77@ytongsin.com | ||
하지만 요금에 대한 불만은 그치지 않고 있다. 다른 민자건설 요금에 비해 일산대교 통행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길이 1.45km인 인천 문학터널 요금이 7백원이고, 서울외곽순환도로도 시흥요금소∼김포요금소 구간(19㎞)은 9백원인대 비해 길이 1.84km인 일산대교의 요금이 1천원인 것이다. 당연히 이용 고객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차를 이용해 직접 일산대교를 건너보니 약 50초 정도 걸렸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하고 1천원의 요금을 지불한 셈이다. 이와같은 비싼 요금으로 취재 당시 한강위의 여느 다리와 달리 일산대교는 통행량이 현저히 낮아보였다.
그러나 경기도 관계자는 “앞으로 30년간 민자로 운영될 일산대교의 투자자가 원금의 90%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경기도가 90%까지 보전해 주도록 돼 있다”며 “현재 추정 통행량만으로도 1년에 40억∼5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적자 폭 만큼을 보존해줘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일산대교 운영 적자를 주민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
결국 일산대교 역시 무리한 민자사업 추진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 세금과 이용요금으로 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jjang@ytongsin.com
<여의도통신 주간지 69호(2008년 7월 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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