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쟁 쫓기 혹은 정책 피하기

“정쟁 속에 꽃 핀 정책.”

김성조 의원실 한 보좌진이 한 이야기다. 다른 건을 계기로 통화를 하다가 이야기가 샜다. 이 보좌진은 “속상하다”며 말을 꺼냈다. “‘정책국감, 정책국감’ 노래를 부를 언론이 정책을 내놓으면 등한시 한다”는 취지였다.

이야기인 즉슨 이렇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경기도청과 경기도경찰청 국정감사를 했던 지난 14일 김 의원이 경기도경찰청장으로부터 의정부에 건설하려던 도경찰청 제2청사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대답을 이끌어 냈다.

지하 2층 지상 8층 건평 5000평, 총사업비 440억6200만원. 2012년 완공하게 되면 이 건물에서 근무하게 될 인원은 총 216명이다. 김 의원실 자료를 보면 1인당 점유하는 면적은 47평. 복도, 계단, 화장실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근무만 하는 공간도 1인당 23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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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조 한나라당 의원이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와 관련해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여의도통신 한승호 기자hanphoto77@ytongsin.com

공공기관 건축설계를 담당하는 한 설계사는 “직급별로 다르지만 보통 공공기관의 1인당 근무공간은 1평 조금 넘게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과 비교하면 현재도 한국 공공기관 사무실은 1인당 업무공간 기준이 빡빡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1인당 업무 평수가 더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보좌진은 “사업 검토보고서 하나 없이 공문 몇장으로 국민혈세 440억원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았다”며 자못 뿌듯해했다. 하지만 언론은 조용했다. 이날 언론의 초점은 경기도청 국감이었다.

대권주자로 부각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여야를 떠나 국토균형발전을 주장하는 의원이 수도권규제완화를 두고 벌인 ‘설전’이 초첨이었다. 그도 알고 있다. 예산 440억원 낭비를 막았다는 이야기가 흔히 말하는 “섹시하지 않다”는 것을.

“440억원이 어디 애 이름인가요. ‘정쟁’만 보도하니까 국민들도 정쟁만 있다고 생각하는거 아닌가요. 요즘 의원회관 불 꺼질 틈이 없잖아요. 그사람들이 정치 싸움만 하려고 밤을 새겠어요? 그런거 아니거든요. 물론 언론의 기삿감과 우리가 보는 정책은 다르겠지만요….”

이 보좌진과의 대화를 적고있는 나의 ‘기자수첩’은 앞으로 어떤 취재를 담을 것인가. 그것이 고민이다.

[블로그판]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 grass100@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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