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원 신채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밝힌 사연

단재 신채호 선생이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지 72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국가보훈처는 호적이 없는 독립유공자들도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 수 있도록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30일 입법예고했다. 물론 법이 통과 되어야 국적을 회복할 수 있다.

<여의도통신>은 지난해 8월 무국적 독립유공자에 대한 기획취재를 했었다. 기획취재중 신채호기념사업회 조종원 이사장이 밝힌 사연을 다시 올린다. 기사의 시점이 2007년 8월이라는점을 감안하고 기사를 보기 바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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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의 중국 거주지와 잡지 <신대한(新大韓)> 발행 장소가 최근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단재의 국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신채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만나 ‘무국적자 단재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지난 8일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조종원 신채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단재를 왜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형식논리적으로만 보자면 기념사업회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항변이다.

조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단재가 한국 국적을 갖지 못한 이유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적법이 조선민사령이란 이름으로 일제시대에 생겼다. 단재는 일본의 국민이 될 수 없다며 호적 등록 자체를 거부했다. 뤼순감옥에서 일제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며 서서 세수를 했다는 유명한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강직한 분이셨기 때문에 신뢰가 가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부 ‘조선민사령’ 인정

그러나 해방 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국적 정리를 하면서 조선민사령을 인정했다. 당시 호적에 등록하지 않았던 단재는 한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호적에 오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단재의 무국적 처리는 유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단재에게 아들이 있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 쪽 호적에 올랐다. 아버지 없는 아이가 된 것이다. 해방 후 성인이 된 아들이 호적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고령 신 씨인 단재와 달리 아들은 평산 신 씨로 호적을 새로 등록했다. 당시 정권의 독립운동가 탄압이 심했기 때문이다.”

무국적 문제는 자연스럽게 재산권과 연결된다. 단재도 마찬가지다. 단재 묘가 있는 충북 청원군 남성면 귀래리 땅 일부가 단재 집안의 땅이었다. 하지만 이 땅은 단재 아들에게 상속되지 못했다. 단재 아들이 호적에 등록되기 전 자신을 양자라고 밝힌 사람이 일정 부분 단재의 땅을 상속 받았기 때문이다.

조 이사장은 “한국이 새롭게 정부를 구성하고 일제 시기 잔재들을 모두 걷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국적 문제가 더 크게 불거졌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단재의 무국적 문제는 “이중국적을 해결하면 간단하게 해결 될 일”이라며 “재외동포의 일자리 문제와 병역문제 등이 중첩되면서 한국 정부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아 단재가 무국적 상태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단재와 같이 죽어서도 ‘조국’을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몇이나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이사장은 인터뷰 중에도 몇 곳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명단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조 이사장은 “유족들의 이의 신청이 없으니 통계가 잡히지 않는 모양”이라고 했다. 무국적사망 독립유공자 현황은 국가보훈처에서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민간이 명단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사연에도 불구하고 무국적사망 독립유공자의 국적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힘들어 보인다. 조 이사장은 “이미 사망한 단재가 귀화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문제”라며 “특별한 법령으로 하면 될 수 있겠지만 이중국적 등의 문제로 계류 중인 법이 쉽게 통과되긴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 이사장은 기념사업회 차원에서 단재의 국적회복 1천만명 서명운동 등을 전개해 단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 grass100@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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