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교육감선거(1) / [현장조사] "7월30일이 무슨 날일까요?" 200명에게 물어보니
서울시에서 최초로 직선 교육감이 탄생할 7월30일이 정확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여의도통신>은 서울 각지를 돌며 200명의 시민들에게 '7월30일이 무슨 날인가'를 물었다. 결과는 암담했다. 200명의 68%에 해당하는 시민들이 선거 실시 조차 알고 있지 못했다. 교육감 선거를 알고 있는 32%, 62명의 시민들 중에서도 후보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대답한 시민은 10명에 그쳤다.
<여의도통신>은 지난 6월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서울 시청 앞 광장, 세종문화회관 앞, 서울 시내 재래시장, 여의도 거리 등에서 투표권이 있는 서울시민 성인 남녀 200명을 직접 만나 '7월 30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가' '안다면 투표는 할 것인가' '(교육감 선거를 알고 있는 자에 한해)후보가 누구인지 아는가' '지지하는 후보가 있나' 등을 물어봤다.
후보도 공약도 몰라! 몰라!
일단, 교육감 선거를 알고 있는 사람은 32%로, 주로 도심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알았다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40명). 그 다음으로는 TV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알았다는 사람이 15명이었고, 평소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았거나 지인이 출마했다거나, 교직에 있다는 사람 등 10명이 채 안됐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여의도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7월30일 선거 당일 투표율이 3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정작 한 달 전으로 다가왔지만 30%의 시민만이 투표 사실만을 알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표 사실은 알지만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3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그 이유로는 '투표일이 평일이어서' '내 관심분야가 아니어서' '별생각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 외의 답변으로는 '이명박 정부에 데어서' '먹고 살기 힘들어서' '휴가 날짜가 겹쳐서'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표를 하겠다고 명확하게 대답하거나, '봐서 투표하겠다'는 잠정적 투표층은 "평일인 점을 감안해 회사에서 투표 시간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후보가 누구인지나 좀 알고 뽑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후보를 알고 있다'고 대답한 시민은 고작 5명, 투표 의사가 있다고 밝힌 시민들의 90% 이상이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 주요 공약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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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투표를 꼭 하겠다"고 밝힌 이연우(30대 여성)씨는 "어렴풋이 후보를 몇 명 보기는 했지만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안 간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시위에 참석하던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계열 후보는 뽑고 싶지 않은데 정당 후보가 아니니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내 한 재래시장에서 만난 박모씨(50대 남성)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대해 "나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무슨 투표는 투표냐"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면서 "어차피 뽑아야 그놈이 그놈인데 투표할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 거리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40대 남성)씨는 "아무래도 교육행정을 잘 알고 학생들을 잘 아는 사람, 서울시의 교육정책을 잘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라면서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니까 정책과 교육비전을 가장 중심으로 보고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서울시내 거리에서 만난 김모(30대 중반 여성, 직장인)씨는 "인터넷을 통해 교육감 선거를 알았고 꼭 투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후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고 일반 언론이나 방송에서도 그렇고 서울시에서 홍보하고 있는 것은 선거를 실시한다는 정보뿐이어서 심도 있게 선거를 바라볼 만한 여건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광우병 쇠고기다 뭐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민들 눈길이 예사롭지 않은데 이런 부분에서 정부나 지자체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우리도 투표하는 거 정말이냐?"
문제는 선거 실시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68%의 시민이다. 이들은 "7월30일은 서울시에서 최초로 직선 교육감을 뽑는 날이다"라는 기자의 설명에 "아~"하며 고개를 끄덕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반응하지 않았다.
서울시내에서 만난 50대 부부는 "교육감을 직선으로 뽑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면서 "정말 교육감을 우리가 뽑는 것 맞냐"고 몇 번이고 되물었다. 이들은 "우리도 투표권이 있는거냐"라고 물으면서 "어떻게 투표하는거냐, 국회의원 뽑는거랑 똑같은거냐"라고 말했다. 조사과정에서 선거 실시여부를 몰랐던 130여명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기자에게 "어떻게 투표하는 거냐"며 입을 모아 되물었다. 이는 시민들 대부분이 선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한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투표를 하겠다는 의견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갈렸다. 일단, 투표 당일이 평일인 점을 확인한 시민들은 "회사가 쉬어야지 하든지 말든지 하죠…"라며 말끝을 흐렸다. 교육감 선거를 알지 못했던 130여명의 시민 중 투표를 하겠다고 대답한 시민은 50%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체로 자신을 '엄마'라고 소개한 30~40대 여성과, 50대 이상 중년층은 투표에 대한 의지가 상대적으로(20~30대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아이를 안고 있던 한 여성은 교육감 선거 사실을 듣고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꼭 찾아보겠다"면서 "교육감을 처음으로 우리가 뽑는거라는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또 서울시내 재래시장에서 만난 정모(50대 남성)씨는 "나라에서 주는 귀한 투표권인데 어찌됐든 꼭 행사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투표율 너무 낮아 직선 의의 퇴색 우려”
한편, <여의도통신>의 현장조사 결과에 대해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연구실장은 "현재 선거인지도는 30% 정도가 맞을 것"이라면서 "이대로 가면 최초의 직선 교육감이라는 의의와 대표성의 심각한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실장은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선거의 의의인데 그런 뜻으로 직선제로 바뀐 첫 교육감 선거의 의의가 퇴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시민들의 관심도가 낮으면 조직표를 동원할 수 있는 후보이거나 현직에 있는 교육감이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될 수 있다"면서 "국민들 입장으로서는 어떤 기준으로 투표해야 할지 모르게 되고, 관심가지고 있는 사람조차도 투표 기준이 갈팡질팡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실장은 "이런 추세로 가다 보면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전국 지방선거를 포함,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이 24%정도였는데 그 이하를 밑돌 것으로 보이고 최악의 경우 한자릿수 투표율을 기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통신 권경희 기자 moren7905@ytongsin.com
2006년 5.31 지방선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보도율
<여의도통신>이 진행한 현장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약 70%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 실시 여부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거를 집행하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를 치러야 하는 각 후보별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관위측은 '좀 더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은 각 캠프의 후보자를 홍보하랴, 선거 홍보하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 각 후보들의 홈페이지에는 여론조사 링크를 걸고 선거 인지도를 조사하는 한편, 선거당일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이처럼 교육감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데 대해 선관위의 소극적인 홍보 태도를 지적하는 한편, 언론의 무관심 또한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번에 실시하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지자체장' 선출에 준하는 선거다. 서울시로 보자면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와 같은 급이다. '교육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교육감인데다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학교와 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이 아닌가.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도 선거의 꽃은 단연 '서울시장' 선거였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주요 방송사, 일간지를 비롯한 대다수의 언론은 '서울시장'을 선출하던 2005년 5.31지자체 선거 당시와 보도의 빈도 차이를 현저하게 나타내고 있다.
전국 각 방송사와 일간지, 인터넷 매체의 보도내용을 검색할 수 있는 '카인즈' 사이트에서 2006년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서울시장 선출'이라는 검색어로 기사 검색을 해보았다. 선거 한 달 전을 기준으로, 약 한 달간 각 매체를 통해 서울 시장 선출을 다루고 있는 기사의 보도 갯수는 총 707건이었다. 이 중에는 '서울시장'이라는 단어가 문맥상 큰 비중 없이 쓰여진 기사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 각 정당에서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비롯해 예비후보 인터뷰, 대국민 여론조사, 공약 비교, 각 정당별 후보의 가상 대결 전망 등 서울시장 선출을 위한 심층적인 보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언론보도, 서울시장 선거 707건 교육감 선거 23건
이에 반해 2008년 5월30일부터 6월27일 현재까지 '서울시 교육감 선거'로 검색하자 기사 갯수는 고작 '23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23건의 기사 대부분은 최초 직선 방식으로 선출되는 교육감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10%대의 투표율이 예상된다는 내용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호소성 기고글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모 통신사의 한 기자는 "쇠고기 정국으로 인해 언론의 관심사가 자연히 다른 곳에 집중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 방송국의 이 모 기자는 "서울시 교육감이라는 자리가 여태까지 일반 국민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 보니 국민들의 관심사를 주로 다루게 되는 언론으로서도 자연히 관심 갖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그러나 교육이라는 화두는 어찌 보면 민생이고, 최초의 직선제 교육감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관심 갖지 않는 것은 언론이 정당정치에 연연한 나머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언론의) 수준이 그 정도에 그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의도통신 권경희 기자 moren7905@ytongsin.com
<여의도통신 68호(2008년 6월 30일자) 커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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