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명 중 12% … 16대 이전엔 대부분 한자이름

의원회관에 들어서면 299명의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는 해당 의원의 명패가 함께 걸려있다. 엘리베이터 옆에서 가나다순으로 의원 이름을 찾아 확인한 후 찾아들어간 의원 사무실. 그런데 '아차!' 당황하며 의원실을 들어가는데 멈칫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자로 쓰인 의원의 명패가 발목을 잡는 이유다.

18대 국회의원 중 한자로 이름을 쓰고 있는 의원은 현재 36명이다. 이는 개원 초 의원 사무실과 전화번호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국회 사무처가 작성한 표에 따른 것으로, 의원 개인의 의사에 따라 이름 표기를 결정한다.

한자로 이름을 쓰고 있는 의원은 총 의원수로 따지면 10%남짓. 하지만 이는 17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정착된 것이고, 16대 이전까지는 대부분 한자로 이름을 표기했다. 본회의장에서 의원의 한글 명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7대 국회가 처음인 셈이다. 이는 당시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 폐지 등 17대 국회의 개혁 바람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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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이 쓰는 명패. 의원에 따라 한글과 한자가 혼용되어 사용된다. 한승호 기자 hanphoto77@ytongsin.com

"한자 이름을 쓰는 게 잘못이냐!"

한자로 이름을 쓰는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총 36명의 의원 중 이용삼 의원,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은 2명 뿐이고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한나라당 소속이 대부분이다. 17대 국회에서 한자로 이름을 표기한 의원은 총 33명이었는데, 그 당시에도 민주당 소속 의원은 조순형 현 자유선진당 의원 한 명뿐이었고 그 외 나머지 의원은 한나라당, 국민중심당 소속 의원들이었다.

그러나 의원들은 대부분 '한자로 이름을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특별한 이유 없이 쓴 것 뿐"이라고 대답했고 이달곤 한나라당 의원은 "이유가 꼭 있어야 하느냐"고 웃으며 대답했다.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실 보좌진은 "아무래도 (의원이) 군 출신이다 보니 공문서를 자주 접하는 과정에서 한자를 많이 쓰게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실 보좌진은 "예전부터 한자 이름을 썼고 이번에도 그냥 한자 명패를 쓴 것 같다"고 대답하면서도 "그래도 사인은 한글로 하신다"고 대답했다.

<여의도통신>의 취재과정에서 의원 및 보좌진들은 한자 이름을 쓰는 데 대해 "이유 없다"고 대답하면서도 돌아오는 한마디는 "한자 이름을 쓰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는 것이었다.

현재 한자 명패를 사용하는 의원들에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는 없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글 명패'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지난 2003년 16대 국회 당시 한글날을 맞아 '국민참여통합신당'이 본회의장의 한자식 명패를 자체 제작한 한글 명패로 바꾸려고 했지만 박관용 국회의장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여의도통신 권경희 기자
moren7905@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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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정 여의도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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