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
“어떤 장관이 ‘의원은 수시로 드나들면서 장관은 국감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자리를 비우지 않고 장관과 산하 기관장과 함께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2008년 18대 국회들어 첫 국정감사가 열린 6일 경기 과천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 총 24명 의원 중 21번째 질의를 한 최연희 의원(무소속, 강원 동해ㆍ삼척)이 한 말이다. 실제로 그는 오전 질의부터 오후 질의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제18대 국회 첫 국정감사이기 때문일까. 그 흔한 ‘게이트’하나 없어 언론의 관심이 비교적 저조한 가운데에서도 지식경제위 국감은 예닐곱 시간 동안 질의가 이어지는 동안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질의가 이어졌다.
국회의원의 질의시간은 기관장의 답변을 포함해 10분. 다른 의원이 질의하는 나머지 5시간 50여분 동안 의원들은 뭘할까. 일단 교섭단체 간사 의원은 고유 역할이 있다.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면 위원장 역을 위임받아 대신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초선 의원들은 자신의 질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거나 질의할 내용을 꼼꼼히 한 번 더 챙겨보는 편. 잠시 국감장을 떠났다 들어온 이달곤 의원(한나라당, 비례)은 들어올 때 새로운 자료를 들고 국감장으로 들어와 자료를 검토했다.
▲ 국정감사 첫날을 맞아 6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청사 지식경제부에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여의도통신 한향주 기자 jupiterian@ytongsin.com
이달곤 의원 건너편에 앉는 이영애 의원(자유선진당, 비례)은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자료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꼼꼼형. 주승용 의원(민주당, 전남 여수 을)도 질의 앞뒤로 자료를 다시 한 번 챙겨보는 모습이다.
뒤에 앉은 보좌진과의 소통은 기본이다. 김정훈 의원(한나라당, 부산 남 갑)은 자료를 보다 손짓해 뒤편에 앉은 보좌진을 부른다. 보좌진은 의원이 낸 자료를 받아들고 국감장 밖으로 나갔다 들어와 귀엣말로 살짝 결과를 보고한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 갑)은 좌석 앞 노트북과 씨름하는 형. 원 의원은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다가 뭔가를 열심히 적다가 다시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노트북 화면에는 당 분위기와 관련한 뉴스 기사가 떠있다.
이강래 의원(민주당, 전북 남원ㆍ순창)도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는 형. 이 의원은 인터넷 메일을 열고 제목을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외 대부분의 의원들은 기본 화면 혹은 본인의 질의 자료를 화면에 띄워놓고 있다.
가끔씩 옆자리에 앉은 의원과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한나라당 간사 의원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 을)과 강성천 의원(서울 마포 을)은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2시부터 오후 본질의가 시작되면서 지쳐하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한 의원은 목을 돌려가며 피곤한 기색을 지우려 했고 손으로 눈을 비비며 눈의 피로를 풀려고 하는 모습도 늘었다.
한동안 타 의원 질의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의원도 간간이 눈에 띈다. 하품을 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눈을 감았다 떳다가를 5초 마다 반복하는 의원도 눈에 띈다.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조는 의원이 있는가하면 기관장이 앉은 방향을 보다가 내려오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꼿꼿한 자세 그대로 눈을 감은 의원도 눈에 띈다.
본질의 마지막 순번즈음이 다가오자 위원장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기현 의원은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할 겸 곧 질의가 끝나면 정회 후 다시 질의를 하자”며 의원들을 달리기도 했다. 본질의 맨 마지막 순서인 이강래 의원은 “10분 질의를 위해 6시간을 기다렸다”며 “질의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해 장내에 웃음을 끌어냈다.
하지만 의원간 정책공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감이 ‘개인 플레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위원회에서는 ‘개인 플레이’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국감장에서도 의원 질의에 맞장구를 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보충질의에 나선 김재균 의원(민주당, 광주 북 을)이 “질의할 내용은 많은 데 시간이 없다고 하니까 그만 하겠다”는 말에 의원들이 “그렇네, 맞아”라며 가볍게 맞장구치는 정도. 정부를 향한 정책공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블로그판]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 grass100@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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