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1층 안내데스크 옆에 놓여있는 테이블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다. 일명 면회실. 민원실로 불리는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민원인이 해당 상임위나 지역구 소속 의원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
의원회관을 찾은 지난 6일, <여의도통신> 기자가 면회실에 앉아 오고가는 민원인들과 이야기를 시도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며 이야기를 기피하는 민원인이 대부분이었지만 몇몇 민원인들은 자신의 민원이야기를 하며 의원실 측에서 뚜렷한 해결안을 내놓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국회를 찾은 한 방문객이 의원회관 로비 앞에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사진=여의도통신 포토
다른 방법 없으니까 여의도 찾아와
6일 오후 3시경, 남편의 공상처리(공무원자격으로 공무중에 병이났을 경우 국가가 병원비 전액 지불과 재취업을 시켜주는 것)를 호소하며 지난 7년동안 끊임없이 국회를 찾았다는 김영화씨. 교사이던 남편이 장애인이 된 후 국가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김씨는 무엇보다 남편이 당당히 사회생활을 하고 떳떳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비쳤다.
방금 전에도 해당 관련 민주당 소속 의원실을 다녀오는 길이라는 김씨는 민원실에 앉아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7년동안 민원업무를 위해 여∙야당이 뒤바뀌는 동안 의원실을 찾았지만 매번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며 "민원해결은 없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서비스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대부분 민원인이 국회를 찾는 이유는 주변에 아는 사람은 없는데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보는 일이 있을때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절한 마음에 국회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해결되는 민원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들에게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려, 실추된 딸 명예를 되찾아 주고 싶어 국회를 찾고 있다는 민원인 K씨는 <여의도통신>에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소개했다.
K씨는 "지난 2005년 딸이 다니던 회사 관계자에 의해 억울하게 죽고 난 후, 회사는 딸이 회사 관계자와 연인관계였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려 딸을 불륜 당사자로 몰고 갔다"며 "딸의 죽음도 모자라, 억울한 누명까지 씌우는 것은 막고 싶어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블로그 운영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한 K씨는 그때부터 국회 의원회관을 찾기 시작했단다.
두툼한 서류봉투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을 찾은 김신영씨는 지자체를 방문하는 것만으로 민원 해결이 어려워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했다.
김씨는 "자신의 땅이 학교부지로 선정됐는데 지자체에서는 너무 낮은 가격으로 보상가를 선정해, 손해를 봤다"며 "돈많고 빽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혜택을 보고 사는데, 우리같이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다른 방법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국회를 찾는다"고 이야기했다.
소속 상임위∙지역구 관련 민원 가장 많아
주로 국회 의원실을 찾아오는 민원업무는 소속 상임위나 지역구와 관련된 민원이 대부분이다. 기타 정책이나 당론과 관련된 민원은 각 정당 민원국에서 민원업무를 본다.
조경태 의원실 최해목 보좌관은 며칠전 접수된 진정서 한장을 들고 있었다. 진정서는 며칠전 황해 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 주민일동이 보내온 '수용된 토지양도소득세 전액면제'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 보좌관은 "조 의원 지역구는 부산인데 17대국회때 건교위 소속이어서 그와 관련된 민원은 전국 각지에서 들어온다"며 "하루 1-2명 민원인이 국회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장애인, 소수자를 위해 일하는 곽정숙 의원실을 찾는 민원인은 대부분 장애인이다. 다른 의원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직접 찾아오는 민원인보다는 우편물이나 전화를 이용하는 민원인이 많다는 것.
곽 의원실 관계자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민원을 많이 낸다"며 "하지만 몸이 불편해 의원회관을 직접 찾기보다는 전화를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수원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실에서 민원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최현옥 보좌관은 재개발추진위원회 관련 민원처리에 정신이 없다. 최 보좌관은 "수원지역은 재개발이 한창으로 일부지역 재개발추진위원회에서 민원이 많이 올라온다"며 "그밖에 문화재와 관련된 민원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원회관 안 안내데스크에서 일하는 관계자는 민원인 방문이 지난 17대에 비해 비교적 적다고 말했다. 아직 국회의원 상임위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곽정숙 의원실 관계자는 "앞으로 상임위가 결정되면 보다 많은 민원인이 국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통신 장지혜 기자 jjh0902@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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