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에 위치한 영어마을 풍경. 한향주 기자 jupiterian@ytongsin.com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 시장은 총 30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영어교육 시장은 5조5천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는 초등학생과 유아 등을 대상으로 한 조기 영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점쳐져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가 최초 실시한 ‘영어마을’ 정책은 영어 사교육 확대를 막고 다양한 체험학습 환경을 구축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8월 안산캠프를 설립했다. 현재 경기도는 재단법인 경기영어마을을 설립하고 안산, 파주, 양평, 그리고 사이버 영어마을을 조성ㆍ운영하고 있다.
2007년 10월 현재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 인천 서구영어마을 등 전국적으로 13개 지역에서 영어마을을 운영 중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영어마을이 본래 취지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우선 투자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영어마을 양평, 안산캠프의 경우 적자운영 문제로 인해 민간위탁으로 전환된 상황이다. 파주 캠프의 경우 원어민 강사 감축과 교육비 현실화 등을 통해 20%에 머물던 재정자립도를 84%까지 끌어올려 직영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997억 시설에서 년 158억 적자도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자치단체들까지 앞 다투어 영어마을을 설립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재 부산 글로벌 빌리지, 대구영어마을 등 지자체가 설립 추진 중인 곳만 11군데다.
지난 2006년 김진표 당시 교육부총리는 기초자치단체들이 영어마을 설립에 열을 올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최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발생되는 학교의 유휴교실에 투자하면 영어마을 짓는 비용의 일부만 가지고도 훨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교육부 영어교육정책 실무자 역시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영어마을은 영어체험 기회 확대라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지만, 매우 비싼 모델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의 무분별한 영어마을 설립에 대해 우려의 뜻을 분명히 했다.
파주영어마을의 경우 개원 당시 토지매입비 및 시설비로 9백97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에는 파주캠프가 1백58억원, 안산캠프 3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5월까지 경기영어마을은 19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이 돈을 경기도 예산으로 충당한 경험이 있다.
이같은 적자 운영은 경기영어마을에만 국한된 경우가 아니다. 서울시가 운영주체인 서울영어마을도 2006년 수유캠프에서 5억원, 풍납캠프에서 1억5천만원 등 7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일부 영어마을 입소율 ‘뚝’
일부 영어마을의 경우 학생들의 이용률도 저조하다.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의 경우 매년 8월에 실시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의 입소율이 지난해 64.11%로 정원에 한참 미달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김영미 덕성여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영어마을의 만성 적자 부분에 대해 “시설의 규모 등 하드웨어에만 치중해 장기적인 교사 양성 방안이나 커리큘럼 개발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영어실력은 여러 가지 문화적인 환경이 갖춰져야 키워질 수 있는데 우체국을 가거나 입국심사를 받아보는 등의 순간적 체험만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다 보니 한 번 가본 사람들이 다시 찾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은 시설 확충이나 신설보다는 기존의 프로그램을 보완, 변화시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정립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jjang@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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