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대립ㆍ이념충돌 … 짜깁기될 뿐” 경고

 “개헌은 가능성의 문제다. 4년 중임제를 하든, 내각제를 하든 대통령은 임기 60개월 중 9개월을 내놔야 한다.”

   
 
  ▲ 한향주 기자 jupiterian@ytongsin.com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미디어토씨 사무실에서 만난 시사평론가 김종배 미디어토씨 대표는 국회의 개헌 논의에 대해 “현실적인 개헌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헌법연구모임’ 구성 등 움직임은 개원 초마다 있는 의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김 대표는 “원포인트 개헌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9개월을 내놔야하는데 되겠느냐”며 “필요하다는 문제보다도 대통령의 양보가 가능하냐의 문제를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포괄개헌 여부에 대해서도 ‘가능성’ 문제가 제기된다. 포괄개헌은 헌법 전체를 뜯어 고치는 작업이다. 대한민국의 지향점을 새로 짠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국민들의 여론이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에만 헌법 논의를 맡겨두면 짜깁기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래를 향한 새 판을 짜는 헌법 전부 개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정치참여 국회 압도할 때 가능”

이미 몇 가지 조항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헌법 제119조2항 경제민주화 조항. 보수는 ‘국가의 시장 개입을 막자’고 하지만 진보는 국가가 토지 소유권을 적절히 제한할 수 있도록 하자며 한 발 더 나간다. ‘왼쪽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영토 조항 역시 마찬가지다. 북쪽을 인정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걸린 ‘영토조항’ 역시 좌우의 이념이 충돌한다. 국회 내 보수세력이 다수면 ‘보수적으로 개헌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 문제는 진보세력이 다수가 되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헌법은 많은 조항이 이념적 대립선상에 놓여있다. 좌우간 접점이 없다는 이야기다. 국회에만 맡겨 놓으면 예민한 문제는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 헌법은 대한민국의 설계도를 짜는 일이다. 일반법 개정처럼 짜깁기해선 안 된다. 헌법은 제로베이스에서 촘촘히 만들어져야한다.”

‘올바른’ 헌법 개정 과정은 “국민의 참정 열기와 폭이 국회를 압도하는 시기라야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87년 헌법 개정 당시를 예로 들며 “6월 항쟁의 연속선상에서 국민의 민주화 열기를 그대로 담아 개헌을 이루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하며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없는 현재 개헌하면 오히려 국민만 분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사회적 갈등이 큰 사안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상징하는 국회 역시 걸핏하면 헌법재판소로 달려간다”며 “날림으로 개헌해 헌재에 해석의 여지를 넓혀주면 누구에게나 바람직한 상황은 못 된다”고 했다. 촘촘하지 못한 헌법은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관련기사 = 2008/07/19 - 최재천 전 의원, “개헌 깃발을 드는 순간 보혁갈등 촉발”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
grass100@ytongs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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