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이 있는 국회 본관 이외에도 의원이 실제 거주하는 의원회관에도 관례는 존재한다. 의원회관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관례는 출입문. 의원회관 정문은 가운데 자동문과 양 옆 회전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가운데 문이 의원 전용 출입구다. 회관 방문객이나 보좌진은 가운데 문 대신 양 옆 회전문으로 출입한다. 가운데 문으로 출입하려고 하면 입구를 지키는 경위에게 “옆문 이용하세요”라는 제지를 받는다.
사무처 경위는 출입문 관례를 “일종의 예의”라고 풀이했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국회의원이 들어오는 문인데 직원들이 그 문을 드나들면 모양새가 그렇다”며 “직원들은 옆문으로 다니는 관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의원회관 방배정에도 선수가 작용!
다선 의원은 본회의장 의석 배정에서만 유리한 게 아니다. 의원회관 방을 선정할 때도 이들 의원에게 우선 선택권이 주어진다. 방 배정은 나이와 선수를 기준으로 국회 사무처에서 각 당에 일괄 배분한다. 이후 각 당이 다시 자체 규정을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 배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ㄷ’자 형태로 돼 있는 회관은 호수에 따라 경관의 좋고 나쁨이 극명하게 갈린다. 때문에 의원실은 소위 로열층, 로열 호실을 선점하기 위해 배정 단계부터 치열하게 로비를 폈다고 한다.
국회 분수대와 잔디가 한 눈 에 보이는 방은 재선 이상과 나이가 비교적 많은 의원이 차지했다. 특히 7 층 10번대는 전망 좋은 방으로 유명하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의원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정두언, 이혜훈, 원희룡, 박진 의원과 민주당 원혜영 의원 등이 ‘로열층 패밀리’에 속해 있다.
의원실 배분을 맡았던 통합민주당 원내행정실 관계자는 “각 층의 20번 대는 분수를 정면으로 마주보는 자리라서 첫 째로 선호했고 그 다음이 10번대 호실”이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다. 당 행정실 관계자는 “잔디와 분수대가 바라보이는 방향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선호 층수는 5, 6, 7층이었지만 기호가 다양해서 뚜렷하게 인기가 있었던 층은 없었다고도 한다.
피감기관은 으레 재선축하 화분
18대 국회가 시작된 6월, 의원회관 근무자는 모 부처가 해당 상임위 의원에게 보내는 화분을 수레에 담아 조심스레 운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의원들에게 보내는 ‘당선축하 난’이었다.
의원이 다시 국회에 입성할 경우, 몸 담았던 상임위의 해당 피감기관은 으레 의원에게 당선 축하 화분을 보내는 게 국회 관례다. 이주영 의원실 김광섭 보좌관은 “총선이 끝나면 공기업이나 정부가관에서 당선 축하 난을 많이 보낸다”며 국회 관례를 전했다.
화환 수는 초선의원보다는 선수가 높을수록, 당직을 맡은 의원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도전한 진영의원과 현재 최고위원인 전재희 의원, 그리고 한나라당의 입을 맡았던 나경원 의원실은 화분수가 유난히 많았던 곳이다.
4선인 이용희 국회부의장 집무실에도 화환들 화분들이 가득 들어찼다. 농민 출신 농촌 전문가 강기갑 의원실에도 농촌지도자 등으로 부터 온 화분이 책상 위까지 가득했다.
명절 선물은 지역 특산물로
중진급 이상 의원은 명절 때 지역 특산물을 의원회관에 돌리기도 한다. 특산물 선물은 명절 선물용이자 지역구 특산물을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창 부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춘진 의원은 17대 당시 추석과 설 때 고창 특산물인 복분자를 돌렸다고 한다.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산물을 팔아 지역경제에 일조할 수 있고 의원님을 통한 마케팅도 되서 의원실에 선물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비단 명절 때 뿐만 아니라 모임에 나갈 때도 복분자 술을 챙겨가 지인들께 선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발제자 30, 토론자 20만원
국회의원실 내 보좌진들끼리 통하는 관례도 있다. 의원실 주최로 세미나를 개최할 경우 차비와 수고비 명목으로 토론회 참여자에게는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발제자의 경우 30만원, 토론자는 20만원이 의원실 내 통용되는 시가다. 강기정 의원실 고재경 보좌관은 “토론회 책자 등 여타 비용이 많이 들면 비용을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깎는 등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의도통신 조혜령 기자 cho@ytongsin.com
사진 = 여의도통신 한승호 기자 hanphoto77@ytongsin.com
<여의도통신 주간지 69호(2008년 7월 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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